첫째아이를 임신했을 당시,
나는 굉장히 유난아닌 유난을 떨었다.
몸에 좋은거만 먹고
좋은거만 보고
입는 옷도 집안의 물건도
몸에 좋은것만 고집했다.
당연히 염색, 파마 이런거 일절 하지 않았고...
그러던 어느날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모발기부 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출산 후 한동안까지 쭉 기르던 머리를 잘라 기부를 했는데,
그때 기부증서를 첫째아이가 7살이 됐을 무렵 우연히 보여주게 되었다.
그리고 엄마말고도 다른 사람도 많이들 기부한다고 이야기해주었다.
아이는 자기는 남자라 기부 못하겠네? 라고 했는데
아니야 남자도 기부하는 사람 많아. 남자라고 머리를 기르지 말라는 법도 없지! 라고 말하고
전이수 작가의 사진을 보여주었다.(그당시 내가 알고 있는 머리 길러 개부하는 대중적인 사람이 전이수 작가, 당시 학생으로 기억)
아이에겐 이게 꽤나 신선한 충격이었는지,
갑자기 자기도 오늘부터 머리를 길러 기부하겠다고 했다.
마음은 기특하나,
머리 기르면 내가 고생할게 좀 보여서....(하하;;)
머리기르면 불편한 점들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아무래도 남자이니 오해를 살수도 있고,
지금보다 머리도 잘감고 잘 빗고, 평소에 관리하는게 좀 불편할거다
2-3년은 불편함을 감수해야할텐데 할수 있겠니?
엄마한테 해달라고 할거면 하지마라, 엄마는 싫다. 라고 했다.. ㅋㅋㅋ
그랬더니 본인이 다할테니 걱정하지말라며
그렇게 기르기 시작했다. 아마도 어린이집 7세반 졸업무렵부터 시작한듯..
그렇게 기른 것이 어느덧 초등3학년 입학시기까지 왔고.
보통 묵어서 25센티 이상일때부터 기부가 가능한데
딱 26센티가 되었다!
본인은 기르는게 편해져서 좀더 길러서 자르겠다했지만,
아무리 관리를 잘해도 남자아이다보니
오후가 되면 머리가 난리가 되기 일수..
운동도 많이하고 땀도 많이나는 아이라 봄/여름이 되기전에 잘라야한다고 으름장을 놓아
반강제로 미용실행을 하게 되었다. ㅋㅋㅋ
자르기전 기분이 어떠니
너의 마지막 머리카락 모습을 기억하렴.. 이라고
약간 약을 올리며,, 자리에 앉히고.. ㅎㅎ
자른후 시원하고 편해서 좋지만 여전히 아쉽다는 아들...
집에 돌아온후 할머니 할아버지도 속이 다 시원하다며 칭찬해주었고
동생도 이제는 누나 아니고 형아라면서 기부를 축하해줬다. ㅋㅋ
처음엔 과연 얘가 끝까지 할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어린나이에 좋은 마음으로 끝까지 잘 참고 해낸거도 기특하단 생각이 들었다.
본인 스스로도 그동안 머리기르는 이유에 대해 꽤 많은 사람들이 물어보고 불편했을텐데도
그때마다 사람들에게 일일이 다 설명해주고, 그 과정에서 또 응원받고 칭찬받은 기억이 좋았던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부후 받은 증서를 보고도 아직 어리지만 본인도 무엇가를 할수 있다는것,
그게 또 다른 사람을 도울수 있는 일이라는 것에 꽤나 큰 자랑스러움을 갖게 된것 같다.
결론은 잘했다. 아들
엄마는 속이 너무 시원하단다!!!
(또 기른다는 얘긴 그만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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